출처 : 네이버 영화
7월 20일 전쟁 영화 '덩케르크'가 개봉했다. '덩케르크'는 인셉션,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등을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다. 많은 전쟁 영화가 있었지만,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존 영화들과 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매우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증이 폭발하게 하는 영화였고 너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너무나 감동을 느껴 눈물도 흘렸다. 왜 이런 느낌이 들었을까?
출처 : 구글지도
영화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1940년) 초기 프랑스 됭케르크(DUNKERQUE)이다. '다이나모 작전'이라고 불리는 덩케르크 철수 작전 중 영국인의 탈출기, 생존기를 그린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는 독일이 훗날 침공할 것을 대비해 국경지대에 무려 160억 프랑을 투입하여 수십km로 뻗어나간 대형요새 마지노선을 건설했다. 히틀러가 집권한 이후, 오스트리아와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은 다시 프랑스 침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마지노선을 뚫어내기에는 너무 튼튼했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쪽으로 돌아가려고 하기에는 영국, 프랑스 연합군 40만명이 집결한 상태였다. 그래서 독일은 그것을 뚫고자 그 두 갈래 사이에 위치한 아르덴 숲이 허점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다른 두 지역을 조공으로 하여 시선을 분산시킨 후 아르덴 숲을 주공으로 상마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모든 보급로가 끊겨 독일군에 의해 연합군은 구석으로 몰리게 되었다. 연합군은 프랑스의 덩케르크 항구에 모여들 수 밖에 없었고 구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인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1940년 5월 22일 히틀러는 진격 정지 명령을 내렸고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은 이 틈을 타 '다이나모 작전'이라는 대규모 철수작전을 지시했다. 군함선과 민간어선을 가리지 않고 수백 척의 배를 동원해 덩케르크 항구에 보냈다. 이 작전은 9일 동안 벌어졌고 영화에 나오는 대로 영국은 총 33만 8,226명의 연합군을 철수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 편 안타깝게도 독일 공군에 의해 수백 척의 민간어선과 군함선이 격침당했고 수송선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 공군들은 거의 전멸 당하는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이 기적같은 작전의 성공으로 영국의 사기가 하늘을 찔렀고 다이나모 작전에서 철수되었던 병사들은 영국 주도하에 재편성되었고 1944년 6월 연합군의 반격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발판이 되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며 적군간에 죽고 죽이는 결국엔 어느 한 쪽이 승리하여 승전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을 동시에 보여주며 생존만을 생각하는, 너무나 탈출하고 살고싶어하는 그러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인 것 같다. 너무나 무섭고 끔찍한 전쟁의 상황이지만 탈출작전을 통해 병사 개개인에게는 전쟁의 승리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후퇴가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전쟁이라는 것은 우리에게는 아주 멀리서 바라보는 일이며 승리 혹은 패배를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생존과 죽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지극히 영국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지만 인간의 본성과 감정은 큰 틀에서 그렇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그 때 전쟁에 참여했던 많은 병사들의 생존도 그렇게 치열했을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에서는 세 가지 상황이 동시에 묘사된다. 첫 번째는 해변,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된 채 어디서 총알이 날아놀 지 모르는 위기의 일주일, 두 번째는 바다,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위해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항해하는 하루, 세 번째는 하늘,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추락시키는 임무와 남은 연료로 비행이 가능한 한 시간. 정말 긴장을 풀 새가 없이 죽음의 공포가 몰아닥친다. 주인공들이 살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싸우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숨이 막힌다. 주인공들이 많은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영화가 표현하는 장면들이 너무 긴장되게 보여진다.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이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서 오히려 죽고 죽이는 다른 전쟁영화보다 전쟁의 끔찍함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에서 들리는 사운드를 듣게 되면 아마 영화를 시작하면서부터 이 한여름에 온몸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그 흔한 액션신 하나도 제대로 없는데 어떻게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게되면 굳이 살이 찢어지고 피가 쏟아지고 뼈가 부러지면서 죽음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긴장감 넘치는 전투기의 공중전, 죽을 지 살 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군의 구출만 기다리는 병사들의 겁 먹은 눈, 전쟁에 지친 그들의 모습, 이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상황은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하고 참혹한 지 직접 체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극적인 분위기도 없으며 오열하는 가족도 없고 오직 탈출과 생존, 그 상황만 집중한 이 영화는 많은 인간의 감정을 보여주었고 너무나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독일공군이 해안가를 폭격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특히 무서웠다. 정말 실제 거기에 있는 것 같았다. 폭격이 이렇게도 사실적이라니. 그 많은 병사들 중에 랜덤으로 떨어지는 폭격을 맞은 자는 죽고 안 맞은 자는 살았다. 많은 커다란 배들은 영국군을 탈출시키기 위해 오지만, 끊임없는 독일 공군에 의해 폭격당하고 좌초되어 많은 병사들이 죽어나간다. 이 와중에 독일공군을 격파하는 영국의 전투기 3대가 하늘에서 펼치는 작전은 정말 '멋짐'을 자아내고 감동을 자아낸다. 그들이 전투기를 격파할 때마다 소리지르는 병사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한 시간 정도의 양밖에 남지 않은 연료를 보며 공군 '파리어'가 겪는 딜레마는 더욱 안타깝고 슬프다. 가장 마음을 울렸던 장면은 영화의 후반부 민간 어선들이 단체로 등장했을 때이다. 많은 병사들은 자신들을 구하러 온 민간 어선들을 향해 환호성을 지른다. 민간어선이 나타나는 순간 온몸에 돋는 소름은 더위를 날려주는 듯 했다. 정말 강한 인류애가 아닌가 싶다. 30만이 넘는 병사들이 살아 돌아올 때 그들은 걱정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을 부끄러워할까봐,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환영해주었다. 살아돌아온 것 만으로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죽음의 공포를 견뎌낸 그들에게 생존하는 것이 얼마나 치열하고 처절했던가를 함께 느껴준 것이 아닐까.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큰 액션은 없다. 오직 생존하기 위한 고민과 사투만이 있을 뿐이다. 개인의 취향이지만 인간의 내면을 본성에 대해 감정에 대해 조금 더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아주 큰 감동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이 영화가 좋았다.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에 왜 젊은이들만 총알받이가 되는가?"
-도슨- (민간어선의 선주)
"신경쓰지 말게, 우린 아니까"
-도슨- (다른 군인에게 공군은 뭘했냐며 욕먹는 공군 파일럿을 위로하며)
"전쟁에서 철수는 승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덩케르크의 철수는 승리지요"
-토미-
"행운을 비네, 콜린스"
-파리어- (바다에 착륙하려는 동료 파일럿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통신)
"프랑스에서, 바다와 대양에서 싸우며 자신감과 힘을 길러 천공에서 싸울 것이고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우리 섬을 지켜낼 것입니다. 우리는 해변, 비행장, 들판, 거리, 그리고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토미- (처칠의 명언)
"생존은 불공평해"
-알렉스-
"뭐가 보입니까?"
"조국"
-볼튼 사령관- (망원경으로)
"수고했네"
"그냥 살아서 돌아온 것 뿐인데요?"
"그거면 충분해!"
-알렉스- (열심히 싸우고 돌아온 병사에게 회답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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