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Daum 영화
(스포 없음) 7월 26일 영화 <군함도>가 개봉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내용을 처음 접하게 되어 군함도가 영화로 나온다길래 많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오자마자 보러갔습니다. 영화 보기 전과 본 후에 계속 했던 생각은 어찌되었건 이 영화는 천만을 넘었으면 좋겠고,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꼭 알려진 만큼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힘에 보탬이 되길 바랬고 바라고 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하시마섬'이라 불리는 이 섬은 섬의 모양이 군함을 닮았다고 하여 '군함도'라고도 불립니다. 현재 무인도이기도 하고 일본의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2년 전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면서 2017년 12월까지 "강제징용 역사를 알리는 정보센터 등을 만들겠다" 라고 약속을 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천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군함도는 지옥도가 아니었으며 가족같이 지냈고 아시아 산업발달을 위한 혹독한 노동이 있긴 했어도 절대로 강제징용을 한 것은 아니라고 거짓말을 일삼아 왔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출처 : MBC 무한도전
일본은 '메이지일본 산업혁명유산'이라며 하시마섬을 유네스코에 등재했고 현재 140억원 이상의 관광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국의 23개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는데 그 중 7군데에서는 조선인에 대한 강제징용이 벌어진 곳입니다.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허락하며 조건부로 조선인의 피해도 설명할 것을 권고했고 일본도 약속했지만 아직도 일본 하시마섬의 관광안내에는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이제는 군함도 주변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줘 한가롭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출처 : Daum 영화
현재 알려진 '군함도' 생존자는 6명입니다. 생존자들은 하시마섬을 '지옥섬'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군함도는 일본 서남쪽에 있으며 행정구역 상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시에 있으며 축구장 2개 크기의 작은 섬입니다. 19세기 이후 20세기 초에 개발된 해저탄광이며 처음에는 일본 노동자가 대부분이었고 9층 높이의 고층 주택에서 높은 임금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하지만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이 일어나며 1940년대 조선인들이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곳으로 납치되듯 끌려왔습니다. 일본은 처음에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하여 조선인을 모집하다가 1940년대에는 황국식민 동원령이라며 강제징집을 하고 나중에는 포로라면서 납치해서 끌고 갔다고 합니다. 오직 석탄을 캐기 위해 만들어진 계획도시이며 이곳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은 일본 노동자와 달리 좁은 목조건물에 수용되었습니다. 겨우 3평 정도의 방에 8명~15명이 감옥처럼 살았다고 합니다.
출처 : Daum 영화
당시 조선인들은 하루 12시간 교대로 일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태평양 전쟁 말기에는 강제로 하루 16시간 중노동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하고 먹은 식사는 콩기름을 짜고 남은 콩깻묵에 잡곡을 섞어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아파서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식사도 주지 않아 굶어 죽는 경우도 있었고 밤이 되면 더위와 벌레가 가득한 좁은 숙소에서 웅크리고 잠을 자야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하시마섬의 해저 탄광은 평균기온이 30~40도에 이르며 갱도 막장은 60도에 가까울 때도 있습니다. 60도의 경사로 지하 1000m 가까이 파 들어간 해저 탄광은 갱도막장에 기계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조선인들이 보내졌다고 합니다. 조선인들은 갱도를 가득 메운 가스와 95%에 육박하는 습도의 찌는 더위와도 싸워야 했으며 염분 섞인 지하수가 유입되어 고질적인 피부병에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지하 갱도 막장에서 더위와 피부병, 부상에 죽지 못해 살아갔던 조선인들은 겨우 60cm 밖에 안되는 공간에서 누운 채로 석탄을 캐야 했습니다. 바다에 뛰어들어 탈출을 시도한 사람도 있었지만 뒤쫓아 온 일본인에게 잡혀와 폭행을 당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도 험한 파도에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일본 군함도는 많이 알려졌다시피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개인 소유 해저탄광입니다. 조선인들은 당연히 임금을 받아야 했지만 10엔 정도의 터무니없는 생활비만 지급되었습니다.
출처 : Daum 영화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전쟁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두 발의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은 패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군함도로 끌려간 노동자는 돌아왔어야 했을텐데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일본인 노동자들이 모두 도망간 후, 일본의 석탄 생산이 필요하다는 일본의 요청에 따라 맥아더 장군은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금지시키고 계속 석탄 채굴을 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렇게 1945년 말까지 해저탄광에서 일하던 군함도의 생존자들은 도시를 청소해야 한다며 다시 나가사키로 끌려갔습니다. 인구의 45%가 원자폭탄의 사상자가 된 방사능 도시를 정비하기 위해 군함도의 생존자들을 투입한 것입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2015년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하시마 섬의 비밀' 편에 소개되었던 군함도에서는 군함도 인근에 위치한 다카시마 섬의 다카시마 탄광에서 사고로 죽은 사람들, 바다에서 조난사고로 돌아가신 분, 군함도에서 돌아가신 분들, 수십 구의 시신이 잠들어있는 인근 섬 다카시마의 공양탑은 버려져있다시피 하였고 위패도 다 태워버려 유골이 누구의 것인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출처 :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공양탑 가는 길을 서경덕 교수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해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재정비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2015년 말,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니 공양탑 가는 길 입구를 굵은 밧줄로 연결하여 '위험' 표지판을 달고 임시적으로 폐쇄해 놓았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하시마섬 생존자 증언]
"그 섬에 가서 참말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다시피 하고 온 사람이여"
"하시마섬에서 한 일은 굴을 뚫어 나아가는 일인데 길 닦아서 굴을 뚫고 가니까 더워서 못 견뎌. 땀이 어찌 흐르는지, 이 땀이 흐르니까 탄가루 묻은 수건으로 닦으니까 눈을 금방 못쓰게 되더구먼"
"쌀은 구경도 못 하고 보리쌀도 없고, 콩기름 짜던 찌꺼기 그것 보고 대두박이라고 그러지. 그것을 삶아서 밥이라고 주는데 아침에 밥 먹고 점심 싸 준 것까지 다 한번에 먹어버려도 양이 안 차. 제일 서러운 것이 배고픈 것인데...."
"10시간 노동에 2교대로... 바다 밑으로 들어가서 일하고... 물이 공급이 잘 안되어서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밥 한 덩이 받기 위해 1000m 깊이 뜨거운 갱도안을 내려가야 했다"
"창살없는 감옥생활을 한 3년간 했어요. 발가벗고 탄광 밑바닥에서 작업을 했던... 그 얼마나 참혹한 생활입니까"
"뗏목을 만들어서 육지까지 도망치다 가서 잡혀왔어요. 피묻어 나오는 가죽채찍으로 난타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얼마나 힘들고 지옥같았을까요. 감히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눈물이 나기도 하구요. 영화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듣지 않고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보고난 뒤 영화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했지만, 저는 그냥 아무 들은 것없이 영화를 본 입장으로써 '생각보다 괜찮다' 였습니다. 사실, 너무 선과 악의 구도로 그리지는 않을까, 소위 말하는 '국뽕'의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덩케르크도 보았지만 덩케르크만큼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반응을 보고 일본을 욕하는 것이 싫은 누군가가 자꾸만 여론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의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이 시대를 막론하고 한 가지 내면만 가진 것이 아닌데, 그 시대 상황에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준 것 같아 좋았고 그게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의 만행이 적었다고 이야기하는 영화도 아니었습니다. 일본은 역시나 영화에서 나쁘고 사악한 놈들이었고, 그 안에 우리 조선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듯 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현실보다 상황을 덜 열악하게 표현한 것, 실제로 피해자들은 훨씬 고통과 아픔이 컸을테니까요. 그리고 송중기가 아니면 누가 그 역할을 했을까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자꾸 송중기를 보며 태양의 후예가 느껴졌다는 것^^ 말고는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무엇보다 이 영화가 천만을 넘고 해외에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길 바랬던 건, 이 영화가 어떻게 상영관 독점을 하게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우리가 일본의 잔악함을 알리고 피해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힘을 가지고 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무한도전에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이 영화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토록 군함도의 진실에 대해 찾아보고 알려는 노력을 했을까가 의문입니다. 영화가 사실인 부분도 있고 허구인 부분도 있지만 그것을 통해 군함도에 관심을 가졌고,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일본이 진실을 감추는 것에 대해 분노하게 되었고, 이것은 영화가 끌어준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한 편에서는 일본인의 만행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조선인들끼리의 싸움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는 말도 있는데, 그것은 현실이 아니었을까요?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친일파도 있듯이 그 시대에 살려고 다양한 방법으로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많았을텐데 그동안 너무 획일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들은 나빴지만, 그 이면엔 살기위해 그렇게 했다고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겠죠. 영화에서 소지섭과 황정민이 그러했듯. 누구나 다 독립운동가들처럼 정의롭진 않았으니까요.
출처 : MBC 무한도전
우리가 정작 이렇게 오랜시간 모르고 있었고 관심도 없었는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에 비하면 이 영화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몰라서, 아무 노력도 못한 우리부터 다시 피해자들에게 미안해하고, 지금이라도 많이 알려 세계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일본이 그들의 죄에 대한 댓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봤을 영화인데 상영관 독과점에 대한 부분은 실망감이 들었고 왜 그렇게 했는지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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