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다르다1 박노해 좋은시 모음,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바그다드 가는 사막 고속도로 옆 무함마디아 마을 텅 빈 주유소에서 정말 잘생긴 14살 소년을 만났다 사막에서 홀로 축구공을 갖고 놀다가 석양을 등지고 기도하는 마루완의 옆 얼굴은 붉은 사막이 다 쓸쓸해 보이도록 아름다웠다 코리아에 태어났으면 안정환을 꿈꾸거나 GOD를 꿈꾸거나 여학생깨나 울릴 녀석 마루완은 전쟁고아였다 기름 많은 이라크에 기름도 없는 주유소에서 잡일이나 거들다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난한 마을 어른들이 모아주는 푼돈으로 빵을 사고 몰래 담배도 사 피운다 빌빌거리지 말고 차라리 바그다드에 가서 총 들고 사담 궁전이나 약탈하라고 어른들은 안쓰러운 홧김에 호통이지만 마루완은 씨익, 그 잘생긴 미소로 받아넘긴다 초승달이 이마에 뜬 사막에 앉아서 마루완 너의 꿈이 뭐냐고 물었다 자동차 운전기사가.. 2017. 8.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