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신화]
옛날, 하느님인 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 세상을 다스리기를 원하였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니 삼위태백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여겨지므로 아들 환웅에게 천부인 세 개를 주며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그러자 환웅이 풍백, 우사, 운사를 비롯한 삼천 명의 수하를 이끌고 태백산 정상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그곳을 신시라고 일컬으며 다스렸다. 그는 곡식, 생명, 질병, 형벌, 선악 등 360여 가지 일을 맡아 인간 세상을 다스렸다. 그 때 곰과 호랑이라 환웅에게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이들의 간청을 들은 환웅은 쑥 한 자루와 마늘 20쪽을 주면서 그것을 먹고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곰은 시키는 대로 하여 삼칠일 만에 여자로 변하였으며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곰 여인은 혼인할 상대가 없자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 갖기를 기원하였다. 그러자 환웅은 잠시 인간으로 변해 웅녀와 혼인하였다. 그 후 웅녀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단군왕검이다.
-일연, "삼국유사"-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이 신화는 우리나라 시조인 단군의 출생과 건국에 대한 것을 신성한 이야기로 만든 것입니다. 단군 신화에서는 왜 하필 많은 음식들 중에 쑥과 마늘이 나올까요? 그 이유는 우리 나라에서 오랜 옛날부터 쑥과 마늘이 잘 자라고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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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은 어디서나 잘 자라나는 식물로 생명력이 대단히 강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모든 것이 다 죽어 버렸는데도 쑥은 다음 해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렇게 강한 생명력을 가진 쑥을 아주 즐겨먹었다고 합니다. 마늘은 우리 나라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음식의 맛을 내는 중요한 양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국, 나물, 고기, 김치 모두 마늘이 안 들어가면 맛이 나지 않습니다. 원래 마늘은 만주와 산둥 반도에서 많이 자라는 식물이었기 때문에 이 지역을 무대로 활동했던 단군 시대 사람들은 마늘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만주 지방은 추위가 심한 곳인데 사람들이 마늘을 먹고 추위를 이겨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마도 단군 신화에서는 이런 이유들로 마늘을 인내와 끈기를 길러 주는 신비한 음식으로 이야기했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추측 내용입니다.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얼마 전에 알쓸신잡 5화에서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단군신화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은 사실 마늘이 아닐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삼국유사에 나오는 蒜 마늘 산으로 읽는데, 마늘은 외래 작물이고 사실은 그 한자가 뜻하는 것은 '달래'라고 합니다. 마늘은 외래 작물로써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나 이집트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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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에서 나는 자생식물 중 마늘처럼 아린 것을 다 '산(蒜)'이라고 불렀으며 실제 자연산 마늘이 달래라고 합니다. 또한 쑥과 달래는 같은 시점에 난다고 합니다.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이것을 보고 조상들의 삶의 환경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데, 분명한 사계절과 긴 겨울에 혹독한 겨울을 지나 봄이 오면 먹을 것이 없는데 그 때 그나마 식량이 되었던 것이 쑥과 달래라고 합니다. 산에 있는 산나물들을 먹어야 하는데 그 나물들이 모두 쓰고 맵고 독한 나물들이었는데 그런 산나물들을 먹고 버텨낸 사람들을 아마 곰으로 상징한 것이 아닌가 이야기했습니다.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곰이 겨울잠을 자고 봄에 나와서 먹을 것을 찾으러 어슬렁 어슬렁 대는데 아마도 그러한 곰의 모습이 조상의 모습에 빗댈만 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단군신화는 혹독한 자연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풀로, 거친 음식으로 연명했던 사람들에 대한 신화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신화나 설화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의 말.
출처 : 알쓸신잡 화면캡쳐
저는 앞의 이야기보다 뒤의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의 이야기가 더 그럴듯하고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냥 교과서에서 배우는 신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서 들려주고 보기에는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인데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우리 조상들의 실제 먹었던 음식까지 유추할 수도 있다니, 이런 이야기들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시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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